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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 리뷰

[오늘의 추천 소설] 모성 - 모성은 타고난 모성일까, 후천적으로 만들어지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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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성』을 읽고

모성은 정말 본능일까요

 

이 소설을 읽기 전까지 저는 ‘모성’이라는 단어를 거의 의심해 본 적이 없었던 것 같아요. 의심은 당연하고 생각조차 해본 적이 없었어요.. 엄마라면 당연히 아이를 사랑해야 하고, 그 사랑은 설명하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존재하는 것이라고 믿어왔기 때문입니다. 물론 너무 사랑스럽기도 하지만요. 그래서 『모성』은 읽는 내내 불편함이 느껴졌지만 동시에 눈을 돌릴 수도 없었던 작품이라고 말하고 싶어요. 이 소설은 이야기를 따라가는 독자에게 끊임없이 묻습니다. 모성은 정말 타고나는 감정인지, 아니면 사회가 만들어낸 믿음인지 말입니다.

 

이야기는 한 여고생이 아파트 화단에서 발견되는 사건으로 시작되는데요. 처음에는 자살 시도로 보였던 사건이, 엄마의 고백과 딸의 회상이 교차되면서 전혀 다른 얼굴을 드러냅니다. 같은 사건을 두고도 엄마와 딸의 기억은 전혀 다르게 흘러갑니다. 누군가는 희생이라고 말하고, 누군가는 방치라고 말합니다. 작가는 이 어긋난 시선을 통해 ‘진실은 하나일까’라는 질문을 던집니다.

 

이 소설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점은 엄마가 결코 전형적인 악인으로 그려지지 않는다는 점이었습니다. 엄마는 자신의 엄마를 깊이 사랑했고, 그 사랑 속에서 살아왔던 사람입니다. 그러나 그 사랑을 딸에게는 그대로 건네지 못하는데요. 현실의 무게, 시집살이, 인정받고 싶은 욕망 속에서 딸은 점점 부담이 되고, 사랑은 책임으로 바뀌어 가더라구요. 이 과정은 너무 현실적이어서 오히려 더 잔인하게 느껴졌습니다.

 

딸 역시 단순한 피해자로만 머물지 않습니다. 딸은 엄마의 사랑을 갈구하고, 그 갈망은 점점 집착이 됩니다. 사랑받고 싶다는 마음이 커질수록, 엄마의 무심함은 딸에게 상처가 아니라 존재를 부정당하는 일로 다가옵니다. 이 모녀 관계는 누군가의 잘못 하나로 설명할 수 없는, 서로를 옭아매는 구조처럼 느껴집니다.

 

『모성』이 불편하게 느껴진 이유가 뭘까 계속 생각해봤는데, 우리가 쉽게 믿어온 ‘엄마는 무조건 아이를 사랑한다’는 전제를 무너뜨리기 때문이었어요. 이 소설은 모성을 부정한다고 말하기보다, 모성을 신화처럼 떠받드는 사회를 조심스럽게 해체했다고 생각해요. 엄마도 한 사람의 인간이며, 딸이기 이전에 상처를 가진 존재라는 사실을 끝까지 외면하지 않거든요ㅕ.

 

책을 덮고 난 뒤에도 질문은 남습니다. 그날 불이 났을 때, 엄마는 과연 누구를 선택했어야 했을까요. 딸을 사랑하지 못한 죄는 어디까지 개인의 책임일까요. 그리고 우리는 왜 엄마에게만 완벽한 사랑을 요구하는 걸까요. 이 소설은 그 어떤 답도 쉽게 내놓지 않습니다. 대신 독자가 스스로 생각하도록 끝까지 밀어붙이는 것 같았어요.

 

『모성』은 정말.. 재미있다는 말로만 설명하기 어려운 작품입니다. 읽는 동안 마음이 불편하고, 읽고 난 뒤에도 생각이 오래 남았습니다. 그러나 바로 그 점 때문에 이 소설이 쉽게 잊히지 않는 것 같아요. 모성과 가족, 사랑이라는 익숙한 단어를 전혀 다른 각도에서 바라보고 싶은 분이라면, 이 책은 분명 강렬한 독서 경험이 될 것이라 생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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